더 새롭게 창의적이고 싶었습니다.
학창시절 말 잘 듣는 모범생이었던 내 자신에 대한 기억이 싫어서
내 딸아이는 말썽꾸러기이길 바라던 때도 있었습니다.
오래전 한국에서 살 때, 3살이 된 딸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그려온 "뒷모습"이 너무 좋아서
며칠을 가슴 설레며 그 그림을 바라보던 적도 했습니다.
천편일률적으로 앞모습만 그리는 아이들 속에 혼자서 뒷모습을 그린 아이가 어찌나 좋던지요.
그때가 제 나이 스물 여섯, 그렇게 제 이십대는 무던히도 "무언가 다르기를" 꿈꾸며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삼십 하고도 중반에 이르러 다른 것이 슬쩍 겁이 납니다.
가끔은 그냥 티 안나게 묻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날마다 새롭게 창의적이란 것, 그게 얼마나 무섭게 파괴적일 수도 있는지 지레 겁을 먹기도 합니다.
자칫 파괴적이거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것으로 잘못 흘러갈 수도 있고
타인의 공감대로부터 혼자만 너무 멀리 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호숫가 바람에 소리없이 이는 잔물결처럼 잔잔하게 고즈넉하게 단아하게
그렇게 creative 해지길 원합니다.

뒷모습, 어린이집에 가는 나 (A4)
November, 2000
by Helen
Ann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