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Letter /디자인 프레미스가 보내는 편지/

Posted on 10/16/2009

칭찬은 타이밍의 예술

http://designpremise.com/dp_letter/images/good_words.jpg

저는 왼손에 칭찬 반지를 끼고 다닙니다.
가느다란 은반지 3개를 아침에 왼손에 꼈다가 하루를 보내면서
칭찬을 할 때마다 반지를 하나씩 오른손으로 옮깁니다.
그렇게 3개의 반지가 매일 왼손에서 오른손으로 옮겨져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성품이 온유하셔서 타인으로부터 존경을 받으시는 어떤 사장님이
동전 다섯 개를 아침에 왼쪽 주머니에 넣고 출근해서 하루동안 칭찬을 하면서
동전을 하나씩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다고 하시는 얘기를 듣고 제가 나름대로 짝퉁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 분은 그렇게 동전을 주머니에 넣고 직원들도 칭찬하고, 고객들도 칭찬하고
혹 퇴근하고 돌아왔는데도 왼쪽에 동전이 남아 있으면 와이프나 아이들도 칭찬하고,
그래도 남아있으면 자기 전에 자기 자신을 칭찬하고 주무신다고 해요.
가만히 보니 제 옷에는 주머니가 없어서 골똘히 머리 굴리다가 반지로 변형을 해본 것이지요.

그렇게 칭찬 반지를 끼고 다닌지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연습하고 고민하는 Practice 과정에 있습니다.
왜 그렇게 어려운 걸까 생각해 보았더니, 칭찬이란 것이 곧 타이밍의 예술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타이밍을 잘못 맞추면 칭찬으로 오히려 화를 돋구기도 하거든요.
잘못하면 아첨처럼 들릴 수도 있고, 비꼬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고
남녀간에는 혹 작업거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요.
이런 저런 걱정으로 칭찬을 아끼면 결국 타이밍을 놓쳐버리죠.
칭찬이란 게 쉬워 보이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연습과 순발력이 필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칭찬 반지를 끼고 다니면서 깨달았지요.

레일 라운즈의 "사람을 얻는 기술"은 한국어 번역본에서
"The Art of Winning People to my side, 사람을 얻는 기술"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어 나왔지만,
원제는 "How to talk to anyone"입니다. 저처럼 나이 서른 중반에도 사람을 좀 심하게 가리는 사람한테 
필요한 책이겠다 싶어서 작년 가을에 처음 읽고 요즘도 가끔 꺼내 봅니다.
8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몇몇은 마음에 와 닿았고,
몇몇은 문화적 차이인지 그리 공감을 얻지 못한 것도 있었지요.
이걸 제 식으로 다시 해석해서 한국적 정서에 맞게, 특히 Korean American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조명해 줄 수 있도록 경험과 실화를 바탕으로 재집필하려고 하고 있는데
언제 완성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중 한 51번째 에피소드에 "칭찬은 타이밍의 예술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생전 처음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어, 친구와 함께 연습을 하고 또 합니다.
드디어 당일 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가운데 연설을 마치고 친구가 있는 자리에 돌아와 겨우 앉았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친구가 한다는 소리가 "야, 이 디저트 진짜 맛있다. 먹어봐."라고 합니다.
그 상황에서 아무리 맛있는 디저트가 있어도 눈에 들어올 리가 있겠어요?
그리고 나서 친구는 10분 정도 지난 후 "참, 아까 연설 잘 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더라."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요. 김이 벌써 팍 새버린걸요.

생각을 못 해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놓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쇼핑을 하다 카운터의 캐쉬어가 예쁜 귀걸이를 하고 있을 때, 그 순간 바로 칭찬하지 않으면
칭찬할 수 있는 순간이 사라집니다. 계산 다 끝나서 걸어나오다말고 다시 가서 "귀걸이 이쁘네요"라고 하면
정신나간 사람 취급 받겠죠?

칭찬을 하려고 하십니까? 타이밍을 놓치지 마세요.
칭찬은 타이밍의 예술이니까요.

 

Anne 드림